쇤베르크가 '연주가는 가짜예술가'라고 했는데,
저는 이말에 공감합니다.


음악작품을 만드는 일은
동아리방에 놓여있는 두터운 노트를 펴놓고
뭔가를 적는 사람들의 행위와 같은 것이 아니고
자신만의 비망록에 글을 적는 것과 같습니다.
아니면 주문서에 따른 결제서류일 것입니다.

전자는
누군가 읽어보기를 바라면서,
나라는 사람을 펴보이고 싶어서,
괜찮은 착상이 떠올라 우쭐한 마음에,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을 하려고.
분명한 생각도 없이 그냥.......글을 쓰지만.
후자는
그것이 적절하게 구체화되었는지만이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해할 만한 사람의 눈에 띄어지길 바라는 것도
본질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피아니스트는
남의 비망록을 펴들고
그속에 적힌 마음에 울고 웃는 사람입니다.
남의 인생에서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감회에 젖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향해 무어라 외쳐야할 것 같지만
아직 초안만 겨우 잡고 머뭇거리다가
재능이 번쩍이는 완성된 남의 문장을 발견하고
감격스럽게 읽는 사람입니다.

아직 음악을 언어로 삼지못한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역해주는 사람입니다.


피아니스트는 영원한 아마츄어입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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