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인데요~
날씨가 아주 쨍~하고 좋아요~

RCM 책들...이거 아주 마음에 들어요~
담긴 곡들이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는 것 같아요...원색적인 표현을 쓰자면 약간 컬쳐 쇼크같은 느낌?
음악에서 어떻게 즐거움, 기쁨을 느끼는지....음악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내가 못 들어본 좋은 음악들이 이렇게 많았네~ 하는..
처음 상담 이메일 드렸을 때...
쇼팽 에튀드를 치고싶네 어쩌네~ 이런 같잖은 소릴 해서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데요...화끈화끈~
이젠 에튀드 따위~!(어이쿠~ 죄송스런 표현이지만요 ㅎㅎ) 별 감흥도 없어지고...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예전에 새로운 피아노 곡을 접할 땐..
이건 뭐 마치 해치워야 할 숙제인 양...어서 끝내고 싶어 마음만 급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화려하고 어려운 곡을 쳐대려고 하고...
근데 요즘은...

하나의 곡을 긴 시간을 들여서 다듬어나가고...
그러면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거...
천천히 치면서 느끼는 묘미~
신기한게 처음엔 그저 그렇게 느껴지는 곡이다가도 천천히 공들여 반복해서 치다보면 '어! 이게 아름답구나~' 이런 느낌을 받는거~
기타 등등 여러가지!
연습이 즐겁다보니 연습 끝내고 연구실로 가는 길이나 집으로 올 땐 치던 곡을 계속 흥얼거리죠~ 들썩들썩 신명이 나서~ ㅎㅎ
뭐 매번 이런 건 아니지만요~ ㅎㅎ 구구절절 좋은 소리만 해대니 제 말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 같네요~
하지만 어느 정도 진실이에요~




하농을 빨리 치려니 팔이 아프긴 하네요~
서로 다른 두 가지 터치 방법으로 연습해오라고 하셨는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애매해서 잠깐 손 모양을 이리저리 바꿔보며 고민하다가...에라~ 그냥 또 이전처럼 좍~ 쳐버리고...ㅎㅎ

지난 주에 천천히 칠 때 새로운 터치의 느낌을 받은 적이 있거든요?
터치의 방법을 달리했다기 보다 그냥 느낌만 달랐던 것 같은데요...
그 땐 뭐 어떻게 해보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30분정도 나름 신경써서 하농 연습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손가락 끝이 반응을 하더라구요.



말 그대로 퍼뜩...언듯......어??!


손가락 끝에 닿는 건반의 느낌이...마치 내가 푹신한 소파에 몸을 파묻는 듯한...
그렇다고 찰흙의 맥빠지는 가소성도 아니고 부드러운 고무판에 손가락을 누르는 느낌?
아니면 폭신폭신한 재질이 살아있는 새 마우스패드처럼...자꾸만 콕콕 눌러보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
어쩔 땐 약간 침이 섞인 찰진 밥을 꼭꼭 씹는듯한...이런 경우 건반을 누를 때 비어져나오는 그...습기를 머금은 착,착,착, 하는 느낌...
때문인지 입에 침까지 고이던걸요...


건반을 누를 때 이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러고 나니까
아으~~~~~~~~자꾸 자꾸 건반을 누르고 싶어져서
나도 모르게 상체를 기울여 건반에 안착하는 자세가 나오기도 하고
자꾸 누르면서 느끼다가.....결국엔 이건 좀 변태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만두었죠...ㅎㅎ


이상하게도 이런 느낌이 양 손 3,4,5 손가락에서 강했고요.
아쉽게도 엄지 근처에선 거의 안느껴졌어요. 모든 손가락에서 고르게 느껴지길 바랬는데요.

아뭏든 터치감이 뭔가 나아진 것 같은 기분에 그 때부턴 이 느낌을 유지하면서 하농을 치려고 애를 썼죠.
이전과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느낌은 아쉽게도 그날 뿐이었고 이후에는 못 느꼈어요~
울 집 피아노 건반의 특성인 듯 하기도 하고...

아무튼...
하다보면 또 뭔가 있겠죠~



그럼 선생님 즐거운 한주 되시길 바래요!!



--- 현재 레슨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학생에게서 받은 메일입니다.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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