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경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 저는 33살의 주부입니다.
: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를 3~4년 정도 치다가 그만두었는데
: (체르니 40 초반부)
:
: 막상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라디오나 CD에서 좋은 음악을 들을때마다
: 어려서 피아노를 그만친게 자꾸 후회가 됩니다.
:
: 지금이라도 다시 치고 싶어서 작년에 피아노도 하나 사고
: 한달 전 부터는 예중, 예고, 음대 피아노과 전공인 선생님께
: 개인레슨도 받고 있습니다.
:
: 꼭 어려운 곡을 잘 친다기 보다는
: 쉽고 짧은 한곡이라도
: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 (소위 말하는 "노래방18번"같은 곡이 몇곡 있었음 합니다)
: 어려서 체르니 40은 수치상으로 나간 진도일 뿐
: 저의 실제 실력은 그에 훨씬 못미치는 것 같습니다.
:
: 더 큰 문제는 어깨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는 거에요.
: 현재 지도받고 있는 선생님 말씀이
: 제가 악보보기, 박자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고
: 나이에 비해 손도 유연하며 손모양 자체는 예쁘다고 합니다.
:
: 그런데 어깨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고 손가락에는 힘이 없어서
: 맑은 소리가 나지 않고 둔한 소리가 난다고 해요.
: 사실 저도 그 문제를 알고 있었으므로 그 부분을 교정해줄 선생님을 찾았지요.
: 그래서 체르니 100번으로 손모양과 힘조절, 팔목움직임 등을 중심으로
: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
: 그런데.....
: 선생님이 아무리 말씀을 해주시고 잡아주셔도
: 제 힘이 빠지지 않고
: 힘을 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안잡힘니다.
: 힘을 빼려하면 손모양이 허물어지고
: 손모양을 잡으려면 어느새 팔과 어깨에 힘이 꽉 들어가고요.
:
:
: 특히 어깨가 많이 아픈데
:
: 더욱 좋지 않은것은
:
: 제가 피아노 칠때만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 거의 24시간 어깨와 목에 힘이 들어가있다는 사실이죠.
:
: 어깨힘을 빼려고 일상생활에서도 주의깊게 관찰한 결과
: 저는 항상 어깨가 긴장되어 있어 목덜미와 어깨가 뻐근하고
: 어깨에 근육도 엄청 많이 뭉쳐있어요.
:
: PC칠 때는 물론이고, 밥먹을 때, 책읽을 때,
: 심지어는 누워있을 때 조차도요.
:
: 가만히 보니
: 너무 오랜 시간동안, 모든 일상생활에 있어서
: 바르지 않은 자세, 나쁜 자세로 일하고, 공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
: 그래서 어깨에 힘을 뺀다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감도 못잡겠어요.
: 어떡하죠?
: 그래도 노력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
: 그리고 힘조절 부분은 선생님이 아무리 많이 설명해 주셔도
: 결국에는 그 느낌은 저 스스로 터득할 수 밖에 없는 건가요?
: 빨리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나 요령은 없는 것인가요?
:
: 그리고 피아노 치는 것과 상관없이 어깨가 긴장되고 아픈것은
: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맛사지를 받으면 좋아질까요?
:
: 피아노를 그만두고 다른 악기를 배워볼까도 생각해 봤지만
: 결국 어떤악기를 배워도 이 문제에 부딪힐 것 같아
: (누가 그러더라고요. 바이올린을 배워도 릴랙스가 잘 되야 고운 소리가 난다고..)
: 피아노로 밀고 나가려고 합니다만.....잘 될지.....
:
: 너무 구구절절....써서 죄송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죄송하오나 그 정도시라면 레슨을 중지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인 학생들은 초급이나 고급을 막론하고

터치 하나하나를 뜯어서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전공자 선생님들은

이미 어릴 적에 유연한 몸과 마음으로 기본적인 연주 기재를 만들어놓은 상태입니다.

이미 터치들은 서로 묶여서 덩어리로 만들어져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분들에게 피아노레슨을 받고있는 대부분의 학생들도

아직 유연해서 그런 것들을 쉽게 터득하는 어린 학생들이거나

이미 어느정도 모양을 갖춘 자세를 좀 더 효율적으로 교정하는 정도이지,

터치 하나 하나를 교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에 연주클리닉에서 교정을 받은 학생도 보았는데,

이미 어느 정도 연주가 가능한 사람의 부분적인 연주 습관을 교정하는 정도였습니다.

아주 원초적인 감각을 따져 정비하지않는다면

성인 학생들에게 경직은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당착하는 곳입니다.


다만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좀 늦게 일어나는데,

개인의 생활 습관과 성격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연주 중 가장 늦게 완성된다는 성악은

타고난 신체에 못지않게

말할 때 어떤 부분을 사용하는지가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칩니다.


경직이 피아노를 다시 시작한 후부터라면

피아노를 그만 두면 서서히 괜찮아질 것이고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라도

피아노로 인해 더욱 경직이 고질화되는 일은 피할 수 있습니다.

경직의 면에 있어서는 오히려 독학으로 한 학생들이 더 양호합니다.

당분간이라도 피아노를 좀 쉬면서

제 레슨노트를 읽어보시고 몸의 움직임이 좀 수월해지면

따라서 연습해 보세요.


경직의 모양만큼 경직의 과정과 원인도 개인마다 달라서

직접 보지않고는 구체적인 교정 방법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알아두셔야할 일반적인 사항을 올립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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